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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막 재활병원 생활을 시작하시는 분들께 전해드리고 싶은 이야기

sky sky Follow Oct 28, 2019 · 5 mins read
이제 막 재활병원 생활을 시작하시는 분들께 전해드리고 싶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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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질병 또는 예기치 않았던 사고로 인해서 본인이나 가족 또는 친구가 뇌 또는 척추 수술을 받으셨나요? 앞으로 환자와 가족들이 겪을 일들에 대해서 간략하게 이야기 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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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환자실에서 일반병실로 이동

환자의 상태가 호전되어 중환자실에서 일반병실로 옮기게 되었다면 사실 그 자체로도 큰 기적이고 행복이라고 생각합니다. 보통 중환자실은 24시간 동안 관리가 필요한 위독한 상태인 환자들이 입원하는 곳입니다. “죽다 살았다”라는 표현을 이럴때 써야할 정도로, 정말 어려운 고비를 이겨내고 환자가 다시 의식을 회복한 것에 대해서 축하드립니다. 아직 몸에는 많은 의료장비들, 링거들이 달려있지만 서서히 그 갯수가 줄어들 것입니다.

신경마비

뇌와 척추를 다치게 되면 공통적으로 운동기능과 감각기능을 일부 상실하는 마비 (paraplegic)가 옵니다. 드라마를 보시면 수술 후 의사가 와서 손가락, 발가락을 움직여보라는 이야기를 가장 먼저 합니다. 이는 중추신경계인 뇌와 척수신경이 신경의 가장 말단인 말초신경까지 잘 이어져있어서 전기신호가 잘 전달되는지 확인을 하는 과정입니다. 만약 수술 직후 손가락, 발가락이 움직였다면 신경마비로 인한 후유증이 상대적으로 적다고 판단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하지만 뇌졸중 (stroke) 환자의 경우는 흔히 몸의 한 쪽을 못하는 편마비가 왔을 가능성이 크고, 척추수술을 하셨다면 목을 다치셨다면 사지마비, 목 아래를 다치셨다면 하반신 마비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 이는 환자의 수술 부위마다 마비의 부위가 다르고, 회복 과정이 모두 다 다르기 때문에 빨리 회복하는 다른 환자들과는 직접적으로 비교하기가 다소 어렵습니다.

가장 먼저 조심할 것은 욕창!

수술을 하고 가장 먼저 유의할 점은 욕창을 조심해야 합니다. 거의 모든 마비 환자가 초기에 겪는 병으로, 살이 압력에 의해 눌리면서 피부가 빨개지면서 점점 피부가 썩어가는 증상입니다. 마비가 되어 움직일 수가 없기 때문에, 수술 초기에 반드시 욕창을 방지하기 위한 체위변경을 무조건 신경써주셔야 합니다. 만약 욕창이 초기에 생겨서 지속적으로 치료를 받아야하는 상황이라면, 추후 몇 개월간의 재활을 받지못하고 손해볼 가능성이 있습니다. 반드시 욕창예방을 명심하시고, 욕창이 잘 발생하는 부위를 항상 꺠끗하고 건조하게 유지시켜 주세요. 욕창에 대한 부분은 다음 포스팅을 통해서 더욱 자세하게 알 수 있습니다.

알아보기: 마비환자들이 가장 조심해야할 질병은

대소변

그 다음 벌어지는 일은 마비가 오고 난뒤 대소변을 스스로 해결하지 못한다는 겁니다. 소변같은 경우는 요도에 폴리를 연결하여 소변주머니에 소변을 볼 수 있도록 하고, 대변같은 경우에는 항문에 관장약을 넣어서 매일 정해진 시간에 대변을 보게됩니다. 물론 환자는 움직일 수 없기 때문에, 이 과정 모두 침대 위에서 이루어 집니다. 그리고 더 중요한 사실은 대소변 문제는 일반적으로 시간에 따라 해결될 수도 있으나 환자에 따라 해결될 수도 있고, 해결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뇌질환 환자의 경우에는 상대적으로 대소변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대부분 기능을 회복하는 편입니다. 하지만 척수손상환자의 경우에는 자연으로 대소변이 불가능해지는 경우가 상당히 많습니다. 하지만 이것을 알 수 있는 방법은 (과학적으로도) 현재까지는 없고, 대소변 신경이 돌아오기만을 기다리는 방법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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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병인

시간이 지나다보면 가족들의 스케쥴이 맞지 않아 간병인을 쓰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만약 병원에서 통합간병서비스가 가능하다면 간호사들이 대소변을 처리해주는 역할을 담당할 수 있습니다. 통합간병서비스란 병원에서 간호사가 간병인의 역할을 대신하여 24시간동안 간병인을 대신하여 환자를 돌봐주는 서비스입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병원에서는 환자가 하루종일 재활을 받기 위해서는 간병인을 구해야하 하는 실정입니다. 간병인은 보통 개인간병/공동간병으로 나뉘는데 병원의 방식에 따라서도 공동간병이 허용되지 않는 병원이 있습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건 간병비는 마비 환자의 경우 가격대가 있는 편입니다. 상태가 좋은 환자라고 해도 기본 8만원 이상이고, 몸무게가 많이 나가는 남성이라면 13만원까지도 받기도 합니다. 한 달 비용을 계산해보면 적게는 250, 많게는 400까지도 비용이 나가기도 합니다. 또 호흡기나 기관지에 이상이 생겨 삽관을 한 경우에는 주기적으로 가래를 뺴주는 네뷸라이저 (nebulizer)라는 장비를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단가가 더 올라가는 경우가 있습니다. 보통 병원마다 추천하는 간병단체가 있고, 대부분 중국에서 건너오신 조선족 동포들이 간병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사람에 따라서 매주 유급휴가를 가시는 분, 또는 2주마다 한번씩 유급휴가를 가시는 분들이 계시고, 중간에 힘들어서 돈을 무작정 올려달라는 분들도 계시기 때문에 처음 계약시에 협의가 매우 중요합니다.

재활병원으로의 전원

그렇게 수술한 병원에서 수술경과를 지켜보고, 적어도 한 달이내에 “퇴원하셔야 된다”는 통보를 하기 시작합니다. 이는 재활전문병원으로 가서 재활을 집중적으로 받으라는 뜻 입니다. 사실 종합병원에서는 집중적인 재활치료를 받기에는 적합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합병증의 위험이 없다면, 그리고 추가수술의 위험이 없다면 바로 재활전문병원으로 이동하셔서 신속하게 재활치료를 시작해주셔야 합니다. 재활전문병원은 일반병원 과는 다르게 재활의학과를 주축으로 돌아가는 병원입니다. 급성기에는 물리치료사, 작업치료사들에게 하루에 2번씩 재활치료를 받을 수 있는 곳입니다. 재활병원에서 도착하면 이제 하루종일 재활스케쥴에 따라서 재활운동을 하게 됩니다. 적게는 2~3시간, 많게는 8시간까지 운동을 할 수 있습니다. 운동시간과 회복을 비례하는 경향이 있어서, 본인이 많은 운동량을 소화할 수 있는 상황이라면 되도록 치료를 많이 넣어줄 수 있는 병원에 가는 것이 급성기 재활에는 가장 좋습니다. 그리고 재활병원은 주로 수도권에 밀집되어 있는 양상이 있습니다. 혹시나 집과 거리가 멀다고 하더라도, 좋은 재활병원을 위해서 먼길을 오시는 것은 충분히 가치가 있는 일입니다. 다음 링크는 보건복지부에서 지정한 재활전문병원을 정리한 내용이니 병원 선정시에 큰 도움이 될거라고 생각합니다.

알아보기: 보건복지부에서 지정한 재활전문병원

뿐만 아니라, 근래에는 보건복지부 정책에 따라서 급성기 환자의 경우에 수술한지 3개월 미만이라면 최대 6개월간 입원할 수도 있는 시범사업을 시행하고 있기 때문에 본인에게 잘 맞는 병원을 찾아 오래 입원할 수 있다면 최고의 선택이 될 것 입니다.

재활병원에서의 퇴원 그리고 귀가

이렇게 재활병원 생활을 짧게는 6개월, 길게는 2년가까이 하게 됩니다. 환자에 따라서 정말 5개월 만에 기적적으로 완치 판정을 받은 분들도 계시고, 2년이 지나서 걸음마를 떼고 집으로 복귀하는 분들도 계십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에는 1년간의 재활성과를 기반으로 여생을 살아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장애라는 것을 받아들이기 까지도 사실 시간이 많이 걸립니다. 아무런 몸에 이상이 없이 잘지내왔는데, 앞으로 평생 휠체어를 타거나, 지팡이를 쓰거나, 아니면 손과 다리가 잘 움직이지 않아서 어색하게 움직이며 살아야 한다는 사실도 받아들이는게 환자 입장에서는 굉장히 힘듭니다. 장애의 수용은 “부정-분노-타협-절망-수용”의 5단계로 진행되는데, 수용단계에 이르기까지 많은 시간과 많은 응원이 필요합니다. 가족들은 장애를 가진 구성원이 어떤 모습이어도 예전과 다름없는 소중한 사람이라는 것을 일깨워주시고 옆에서 앞으로의 삶을 응원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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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근처 재활시설에서의 재활의 시작

신경마비가 되었던 환자들은 귀가하면 보통 운동을 게을리하게 되면서 몸의 상태가 더 나빠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집근처에 있는 운동시설 (장애인체육시설로 지정된 곳이면 더욱 좋습니다)에서 본인이 할 수 있는 운동프로그램을 찾아보고, 꾸준하게 운동을 해주시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그렇게 해야만 재활병원에서의 몸상태가 꾸준히 이어져 몸이 더 좋아질 가능성이 큽니다. 하지만 너무 무리해서 재활운동을 하면 낙상의 위험이 크기 때문에 몸에 무리가 가지 않는 선에서 꾸준하게 운동하는 것을 목표로 하셔야 합니다. 특히 저는 안전하게 운동할 수 있는 재활수영을 추천합니다.

재활은 완치를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현재 가지고 있는 환경에서 다시 사회생활을 할 수 있도록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훈련하는 것이 재활의 근본적인 목적입니다. 본인이 어떻게 회복되어 얼마나 좋아질지는 그 누구도 예상할 수 없는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인 환자 본인의 적극적인 재활의지, 그리고 용기와 희망을 잃지 않는 것입니다. 그리고 주위 가족들은 환자가 용기와 희망을 잃지 않기 위해서 더욱 독려하고 배려해주셔야 합니다.

Reference

재활의료기관 지정운영 시범사업 (보건복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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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s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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