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늘은 척수손상을 비롯해 거동이 불편한 분들에게 평생의 숙제와도 같은 욕창에 대해 아주 자세히 다뤄봅니다.
욕창은 흔히 “그냥 살이 좀 헐었다”고 가볍게 여기기 쉽지만,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척수손상 환자의 경우 25%에서 많게는 66%가 욕창을 경험할 만큼 흔하고, 욕창이 있는 환자는 없는 환자보다 사망률이 약 4.5배 높다는 보고가 있을 정도로 위험한 합병증입니다. 다행히 욕창은 ‘제대로 알면 대부분 예방할 수 있는’ 문제이기도 합니다. 원인부터 단계별 관리, 예방법까지 차근차근 정리해 보겠습니다.
본 글은 정보 제공용입니다. 실제 상처의 평가와 치료는 반드시 의료진과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욕창이란 무엇인가
욕창은 ‘압박 궤양’이라고도 불립니다. 뼈가 튀어나온 부위에 지속적인 압력이, 여기에 피부가 쓸리거나 밀리는 전단력·마찰력까지 더해져 생기는 궤양인데요.
원리는 단순합니다. 한 부위에 오래 압력이 가해지면 그 부위로 가는 혈류가 막혀 산소 공급이 끊기고, 결국 조직이 죽기 시작합니다. 일반적으로 2시간 이상 같은 부위에 압력이 지속되면 조직 손상이 시작될 수 있습니다. 감각이 없는 척수손상 환자는 “아프다, 자세를 바꿔야겠다”는 신호 자체를 못 느끼기 때문에 더욱 위험합니다.
압력 외에도 전단력, 마찰력, 오래 누워있음(부동), 요실금으로 인한 습기, 경직, 활동 저하, 영양 부족, 의식 변화, 고령, 체온 상승 등이 욕창을 부추깁니다. 흡연, 당뇨, 심혈관 질환은 욕창의 재발과 관련이 깊습니다.
욕창의 단계 — 1단계부터 4단계, 그리고 두 가지 특수 분류
욕창은 손상된 조직의 깊이에 따라 4단계로 나누고, 여기에 두 가지를 더해 분류합니다. 단계를 정확히 아는 것이 관리의 출발점입니다.
| 단계 | 상태 |
|---|---|
| 1단계 | 표피는 멀쩡하지만, 눌렀다 떼도 30분 내로 사라지지 않는 붉은 반점(홍반) |
| 2단계 | 표피 또는 진피가 부분적으로 손상 — 물집이나 얕은 상처 |
| 3단계 | 피부 전층과 피하지방까지 손상 — 깊은 구덩이 형태 |
| 4단계 | 뼈, 힘줄, 근육까지 노출되는 가장 심한 상태 |
| 단계측정불가 | 딱지(가피)에 덮여 깊이를 정확히 판단하기 어려운 경우 |
| 심부조직손상 의심 | 표면은 멀쩡해 보이나 보라색·갈색으로 변색되거나 혈액성 물집이 잡힌 경우 |
특히 마지막 ‘심부조직손상 의심’은 주의가 필요합니다. 겉보기엔 멍처럼 보여도 속에서 이미 조직이 무너지고 있을 수 있어, 며칠 사이 깊은 욕창으로 진행할 수 있습니다. 피부색이 이상하게 변한 부위가 있다면 가볍게 넘기지 마세요.
어디에 잘 생기나 — 호발 부위는 시기에 따라 바뀝니다
욕창은 뼈가 튀어나온 곳에 잘 생기는데, 흥미롭게도 시기에 따라 위치가 바뀝니다.
재활 초기에는 주로 누워 지내기 때문에 천골(꼬리뼈 위쪽, 39%)과 발뒤꿈치(13%)에 잘 생깁니다. 그러다 회복이 진행되어 휠체어에 앉는 시간이 늘어나면, 체중이 실리는 부위가 바뀌면서 엉덩이뼈(좌골, 31%)와 대퇴부 전자(고관절 옆 돌출부, 26%)로 호발 부위가 옮겨갑니다.
그 외에도 어깨뼈, 팔꿈치, 복사뼈(발목), 뒤통수 등 바닥에 닿는 모든 돌출부가 위험 지점입니다. 그래서 내가 지금 주로 어떤 자세로 지내는지에 따라, 어느 부위를 더 신경 써서 살펴야 하는지가 달라집니다.
예방이 90%다 — 핵심 수칙
욕창은 생기고 나서 치료하기보다, 안 생기게 막는 것이 압도적으로 쉽고 안전합니다. 핵심은 ‘압력을 분산시키고, 자주 풀어주는 것’입니다.
누워 있을 때
- 거동이 어렵다면 최소 2시간에 한 번 자세를 바꿔줍니다. 상태에 따라 더 자주 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 옆으로 누울 때는 30도 정도만 기울인 자세가 좋습니다. 90도로 완전히 옆으로 누우면 고관절 돌출부에 압력이 집중되거든요. 베개나 쿠션으로 뼈 돌출부가 바닥에 직접 닿지 않게 받쳐줍니다.
- 상체를 너무 세운 자세는 피하고, 천골 압력을 줄이기 위해 다리를 살짝 올려두면 좋습니다.
앉아 있을 때 (휠체어)
- 15~30분마다 압력을 풀어줍니다. 몸을 앞으로, 옆으로, 뒤로 기울이는 동작(푸시업, 체중 이동)이 효과적입니다. 이 습관 하나가 좌골 욕창을 막는 가장 강력한 무기입니다.
피부 관리와 점검
- 매일 피부, 특히 돌출 부위를 꼼꼼히 살핍니다. 손이 닿지 않는 곳은 거울을 쓰거나 보호자의 도움을 받으세요.
- 피부를 청결하고 건조하게 유지합니다. 요실금 등으로 습한 상태가 지속되지 않도록 관리합니다.
- 반복적으로 손상되는 부위가 있다면 5mm 이상 두께의 폼(foam)을 붙여 압력을 완화할 수 있습니다.
압력을 분산하는 도구 — 쿠션과 매트리스
체중을 넓은 면적으로 분산시키는 ‘지지면(support surface)’ 도구도 큰 도움이 됩니다.
휠체어 쿠션은 공기형, 폼형, 젤형이 있으며, 휠체어와 본인 상태에 맞게 골라야 합니다. 가능하면 피부 접촉면 압력을 측정하는 장비로 완화 효과를 평가한 뒤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한 가지 꼭 기억하실 점은, 도넛(가운데 구멍) 모양 쿠션은 사용하면 안 됩니다. 정맥 울혈과 부종을 유발해 오히려 욕창 회복을 방해하기 때문입니다.
욕창 예방 매트리스는 환자의 체중·상태·욕창 위치에 따라 압력을 조절하는 공기주입형이 가장 효과적이며, 두께 10cm 이상이 적절합니다. 다만 공기주입형은 위에서 자세를 유지하거나 이동할 때 불안정할 수 있어, 환자 기능에 따라 선택해야 합니다.
욕창이 이미 생겼다면 — 단계별 치료
예방이 최선이지만, 이미 생겼다면 조기에 적극적으로 관리해야 더 깊어지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영양 관리가 기본 중의 기본입니다. 상처가 아물려면 재료가 필요하니까요. 욕창이 있으면 하루 체중 1kg당 25kcal 이상의 열량과 1.5~2.0g의 단백질, 그리고 충분한 비타민·무기질·수분 섭취가 권장됩니다. 저단백·저알부민 상태라면 반드시 교정해야 합니다.
소독(드레싱)은 ‘촉촉한 환경’이 원칙입니다. 상처는 바싹 마른 것보다 적절히 수분이 유지될 때 더 잘 낫습니다. 생리식염수로 세척하는 것이 기본이고, 감염된 상처가 아니라면 독한 소독제는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드레싱 재료는 상처 상태에 따라 다음과 같이 골라 씁니다.
- 투명 필름: 건조한 괴사 조직 제거, 상처 보호와 습도 유지
- 하이드로콜로이드: 보호·습윤·삼출물 흡수, 조직 재생 촉진 (단, 감염 시 사용 금지)
- 하이드로겔: 상처에 빈 공간(깊은 구덩이)이 있을 때 적합
- 폼(foam): 흡수력이 강해 삼출물이 많거나 감염 위험이 있을 때 유용
감염되면 조직 재생이 어려워집니다. 2주간 소독해도 호전이 없으면 국소 항생제(실버 설파다이아진 연고 등)를 쓰고, 패혈증이나 연조직염이 동반되면 전신 항생제를 고려합니다.
수술적 치료는 적절한 비수술 치료에도 낫지 않는 3·4단계 깊은 욕창에 해당합니다. 피부판이나 근육피부판으로 상처 부위를 정상 조직으로 덮어주는 방법입니다.
마치며
욕창은 ‘재활의 복병’이라 불립니다. 며칠 방심한 사이 생긴 욕창 하나 때문에 몇 달간 침상에 묶여 애써 끌어올린 재활 성과를 잃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핵심만 다시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첫째, 누우면 2시간·앉으면 15~30분마다 압력을 풀어준다. 둘째, 매일 피부를 살핀다. 셋째, 잘 먹는다(단백질·수분). 넷째, 색이 변하거나 상처가 보이면 가볍게 넘기지 말고 빨리 의료진과 상의한다.
이 네 가지를 습관으로 만드시면, 욕창의 대부분은 막을 수 있습니다. 작은 습관이 큰 합병증을 예방한다는 점, 꼭 기억해 주세요. 다음에도 도움이 되는 정보로 찾아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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