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마비 후에 환자들의 근육에는 강직 (spasticity)이라는 증상이 생깁니다. 과연 강직은 무엇이고, 강직을 완화시킬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강직 (spasticity)은 신경마비 환자들이 대부분 겪게되는 이상한 증상입니다. 혹시 의도하지 않았는데도 다리가 뻗치거나 굽혀진다고 생각해보세요. 마비환자들에게는 가볍게 뻗치는 강직에서 사람을 멀리 차버릴 정도로 엄청난 힘을 발휘하는 강직까지 이런 증상이 수시로 일어나고, 그 정도도 제각각 입니다. 척수손상, 다발성 경화증, 뇌성 마비 또는 뇌졸중이 발생하면 강직 증상이 대부분 발생합니다.
강직의 증상은 근육 톤 증가, 빠른 근육수축, 과장된 심부반사, 근육강직, 무의식적인 다리 교차 등이 포함될 수 있습니다. 척수손상 환자의 경우 처음 부상을 입고 12주까지 척수쇼크 (spinal cord shock)를 겪게 되는데 이 기간동안에는 근육이 약하고 유연한 편이여서 강직에 대한 부분은 크게 나타나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 기간을 지나게 되면 반사적인 반응으로 인해서 강직의 힘이 세지고, 이로 인해 일상생활에도 큰 지장을 줍니다.
강직이 발생하는 원인
강직은 중추신경계인 뇌와 척수의 손상으로 인해서 발생합니다. 일반적으로 뇌에서 팔, 다리로 명령을 내릴 때 뇌에서 척수신경을 따라 각 기관으로 전기신호가 전달되지만, 뇌와 척수에 손상을 입게되면 해당 신호가 제대로 전달되지 못하게 됩니다. 이 때, 척수 신경에서는 신체의 명령을 제대로 내리지 못했기 때문에, 신체의 반응을 조절하기 위해서 신경메시지를 다시 보내게 되는데 이때 종종 과잉 근육반응이 일어나거나 또는 강직성 근육긴장이 일어납니다. 이는 근육수축 및 근육의 비정상적인 움직임을 야기하게 됩니다.
강직의 일어나는 근육은 주로 팔꿈치를 구부리거나, 다리를 펴는 근육입니다. 이는 보통 고통을 느끼는 감각에 대한 자동반사반응으로 인해서 발생하게 됩니다. 강직은 주로 자세를 변경하려고 할 때 잘 일어나게 됩니다. 침대에서 일어나려고 할 때, 침대에서 휠체어로 옮겨타려고 할 때, 앉아있다가 설 때 등 자세를 변경하려고 할 때 근육의 톤이 높아지며 강직이 일어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강직은 항상 나쁜가요?
강직은 일상생활을 방해할 수 있지만, 항상 나쁜것만은 아닙니다. 강직은 방광을 비우거나, 서있거나, 옷을 입을때 유용하게 사용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뼈의 강도를 유지하는데 도움을 줄 수도 있습니다.
강직 치료 및 관리
강직이 갑자기 발생했다면 우선 주의깊게 관찰해야 합니다. 만약 근육의 톤이 증가했다면, 척수에서 무엇인가 병변이 생겼다는 신호일 수도 있습니다. 만약 이대로 방치한다면, 강직을 넘어서 더 심한 마비가 될 수 있으므로 반드시 신경외과에서 진료를 통해서 그 원인을 밝혀내서 치료해야 합니다. 또는 방광염이나 피부염증과 같은 신경계 질환의 문제는 강직을 증가시킬 수 있습니다.
강직은 물리치료를 이용해서 그 영향을 줄일 수 있습니다. 스트레칭이나, 관절가동범위 운동을 통해서 관절수축을 예방하고 강직의 정도를 줄이는데 예방할 수도 있습니다. 갑자기 빠른 움직임을 주면 강직이 생기는 경우가 많으므로, 최대한 천천히 움직임을 제어하려고 노력하는 것도 강직개선에 도움을 줍니다.
대부분의 경우에는 약물치료로 강직 증상을 줄이게 됩니다. 바클로펜, 디아제팜, 자나플레스 같은 약물 복용으로 인해서 강직의 영향을 줄일 수 있습니다. 너무 심한 강직의 경우에는 체내 이식하는 바클로펜 펌프를 이용하는데, 이는 척수내에 바클로펜 펌프를 이식하여 약물이 척수에 직접 작용하도록 하는 외과 시술입니다.
최근에는 보톡스 치료도 많이 시행하고 있습니다. 보톡스 (Bulinx toxin, 보툴리눔 독소)의 경우에는 국내에서는 보험이 되는 치료방법으로, 3-6개월간 그 효과가 지속되는 장점이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손이 구부러지는 강직의 경우에 이를 방지하여 손가락이 펴지는 상태로 유지가 되는 효과가 있습니다.
너무 강직이 심하고, 신경이 제대로된 운동기능을 하지 못할 때는 신경차단술도 많이 시행합니다. 이 경우에는 운동신경이 작용하는 경로를 차단하기 때문에 강직이 발생하지 않게 되고, 이는 뇌성마비의 소아에 대해서 목욕이나 일상생활을 하는데 있어서 도움을 주기도 합니다.
천천히 심호흡을 하는 것도 강직 개선에 도움을 줍니다. 올바른 자세를 유지하고 충분한 휴식을 취하는 것도 강직 개선에 도움을 줍니다. 또는 발목받침과 같은 의료보조기구들은 뻗치는 강직으로 발목이 움직이는 경우를 제한하여 강직을 방지합니다.
강직이 특히 위험한 경우는 언제인가요?
갑작스러운 강직은 낙상의 위험이 있습니다. 의도치 않게 근육의 톤이 높아져서 침대에서 낙상하는 경우가 있으며, 이는 골절이나 인대파열같은 큰 부상을 야기합니다. 따라서 강직이 있는 환자들은 자세 변경시에 특히 조심해야 합니다.
그리고 운전시에도 강직이 발생할 확률이 있습니다. 어떤 척수손상 환자는 강직이 가끔 발생하는 발로 운전을 하다가 방지턱을 넘었는데, 갑작스러운 강직이 발생하여 엑셀을 밟은 상태로 그 상태가 지속되어 교통사고가 나기도 하였습니다. 되도록이면 안전을 위해서 강직이 있는 다리로는 운전을 하지 않도록 하고, 방지턱같은 근육의 긴장을 초래하는 경우에는 특별히 조심해야 합니다.